17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호주에 입국하려던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비자 문제로 호주에 입국할 수 없게 됐다.

AFP통신은 6일 "호주 출입국 관리소는 입국 요건을 갖추지 못한 조코비치에게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기로 했다"며 "출입국 관리소에 따르면 비자가 없는 비호주인은 억류 후 호주를 떠나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올해 호주오픈 출전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다만 AP통신 등은 "조코비치 측이 이번 비자 문제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해 앞으로 상황이 바뀔 여지를 남겨뒀다.

호주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을 맞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조코비치는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다"며 호주로 출국한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에서는 다른 선수들은 물론 팬과 대회 관계자들까지 모두 백신을 맞아야 대회장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런 조치는 조코비치에 대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조코비치는 현재 세계 랭킹 1위인데다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최근 3년 연속 우승했다.

호주오픈 대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코비치는 보건 당국의 심사를 통과해 백신 접종 면제를 받았기 때문에 특혜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는데 이날 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됐다.

조코비치는 5일 밤 11시 30분께  멜버른 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비자 문제로 인해 숙소로 이동하지 못하고 공항에서 6일 아침까지 대기했다.

조코비치의 부친 스르잔은 세르비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들이 무장 경호원들이 지키는 방에 혼자 격리됐다"고  멜버른 공항의 상황을 설명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비자 발급 거부 결정이 발표되기 전에 "(조코비치에 대한)특별 규정은 없다"며 "만일 관련 서류가 불충분하면 조코비치는 다음 비행기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발표 이후에도 "규정은 규정"이라며 "특히 출입국 관련 규정에 대해서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반면 세르비아의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방금 조코비치와 통화했다"며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인 조코비치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베오그라드 주재 호주 대사를 불러 조코비치의 호주 입국을 허가해달라고 요구했다.

호주오픈이 열리는 빅토리아주 얄라 풀퍼드 스포츠 담당 장관은 "호주 입국을 위해서는 연방 정부의 비자 승인과 전문의들의 백신 접종 면제 허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코비치의 경우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으나 호주 입국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입국을 거부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앞으로 상황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한 조코비치의 호주오픈 남자 단식 4연패와 통산 10번째 우승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